카테고리 없음

조거팬츠 vs. 오십만 원: 부부의 심리게임?

Green & Grit 2025. 3. 3. 13:16
반응형

생일을 앞둔 부부의 현실 이야기입니다 ㅋ

며칠 후면 아내의 생일이다. 그녀는 별것 아닌 듯 말했지만, 결국 물어본다.
“내 생일 선물 뭐 없어?”

남편은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한다.
“조커바지 하나 사줄까?”

아내는 순간 멈칫한다. 조커바지라니.

“농담이지?”
“진지한데?”

남편의 표정은 무심하다. 하지만 아내는 속으로 웃는다. 이 사람이 왜 이런 말을 했는지 모르겠나.

사실 조커바지는 지난번 아울렛에서 부인이 한 벌 사 입고 좋아했던 옷이었다. 합리적인 가격에 사서 기분이 좋았고, 무엇보다 골프를 좋아하는 부인이 편하게 잘 입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이번에도 실패 없는 선물 아닌가? 실용적이고, 저렴하고, 아내가 좋아하는 것까지 충족되니 완벽한 선택처럼 보인다. 남편은 나름대로 계산을 마쳤다. 게다가 조커바지라면 조금 더 싸게 먹힐 수도 있지 않은가?.

하지만 아내의 마음은 다르다. 솔직히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 현금 50만 원이라도 받을 수 있길 바랐다. 뭔가 크진 않더라도 ‘당신이 소중해’라는 의미를 담은 선물을 원했다. 그런데 이 양반은 조커바지라니.

남편은 퇴직을 앞두고 있다. 회사에서는 정리할 서류가 많고, 은퇴 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지출을 최대한 아끼고 싶은 그의 심리가 보인다. 지금은 5만 원이든, 50만 원이든, 쓰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터. 하지만 아내는 다르다.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고, 생활이 팍팍하진 않다.

그러나 돈의 문제가 아니다.

‘내 생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했다.
‘내가 여전히 당신에게 의미 있는 사람인지’가 궁금했다.

남편의 머릿속 계산과 아내의 감정적 기대는 늘 엇갈린다. 남편은 실용성을, 아내는 상징성을 본다. 남편은 조커바지를 보며 ‘편하고 실용적인 선물’을 떠올렸겠지만, 아내는 조커바지를 보며 ‘나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떠올린다.

생일이 되었다. 남편이 묻는다.
“정말 조커바지 안 받을 거야?”
아내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그냥 오십만 원 줘.”
남편은 빙그레 웃으며 주머니에서 돈을 꺼낸다.

결국, 남편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남편이 조커바지를 언급한 건 단순한 농담이었을까, 아니면 돈을 아끼고 싶은 본심을 가리려는 심리적 방어기제였을까?
여성은 왜 돈보다 ‘의미’를 중시하는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 ㅋ

반응형